05/22/2026
USCIS의 신분조정 제한 정책, 법적으로 가능한가?
오늘 USCIS가 발표한 정책 메모(PM-602-0199)를 보면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과연 행정기관이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한 권리를 정책 메모 하나로 제한할 수 있는가?
USCIS의 논리
USCIS는 이번 메모에서 INA §245조에 의한 신분조정(Adjustment of Status)이 신청자의 "권리"가 아니라 "행정적 은혜(administrative grace)"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245(a)의 "may be adjusted"라는 문언을 들며, 이는 장관의 재량을 명시한 것이므로 심사관이 법적 요건을 충족한 신청자에게도 재량으로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논리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신청권과 승인 재량은 별개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신청(filing)할 권리와 승인(approval)받을 재량은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I-485를 신청할 자격과 권리 자체는 INA §245와 8 CFR 245라는 명문 법령에 의해 보장된다. 심사관의 재량은 어디까지나 최종 승인 단계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개 정책 메모가 법령상 요건을 충족한 신청자의 신청권 자체를 봉쇄하거나 억압하는 데 사용된다면, 이는 행정기관이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의회가 허용한 것을 행정부가 막는다
더 근본적인 모순도 있다. 의회는 INA §245(c)에서 일정 범주의 신청자들, 특히 시민권자의 직계 가족 등에 대해 여러 제한 조항을 명시적으로 면제해 주었다. 다시 말해, 의회 스스로 "이 사람들은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을 할 수 있다"고 법에 못 박아 둔 것이다.
그런데 USCIS는 이번 메모를 통해, 의회가 자격 요건 단계에서 문제 삼지 않기로 한 바로 그 행위 — 즉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을 신청하는 것 자체 — 를 재량 단계에서 부정적 요소로 평가하겠다고 한다. 이는 행정부가 입법부의 판단을 우회하는 것으로,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행정절차법(APA) 위반 소지
절차적 문제도 크다. 이번 정책 메모는 사실상 수십 년간 이어온 신분조정 관행을 뒤집는 실질적인 새 규정임에도, 행정절차법(APA)이 요구하는 공개 의견수렴(notice-and-comment)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USCIS는 이를 "기존 법의 확인"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질은 새로운 규정의 제정이다. 이런 방식의 정책 변경은 APA 위반으로 연방법원에서 다투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법심사의 장벽도 존재한다
물론 정부 측에 유리한 변수도 있다. 2022년 대법원의 Patel v. Garland 판결은 재량적 판단에 대한 사법심사를 제한하고 있어, 법원이 USCIS의 개별 거절 결정에 일일이 개입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이 점이 법적 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결론
이번 USCIS 정책 메모의 핵심 문제는, "재량권 행사"라는 외피를 쓰고 의회가 법으로 보장한 절차를 사실상 무력화하려 한다는 데 있다. 법령상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승인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은, 결국 법이 아니라 담당관의 주관적 판단이 영주권을 좌우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는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법 집행이라는 법치주의의 기본을 훼손하는 것이며, 연방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