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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판례리뷰] 자회사 고용을 직접고용으로 본 이해할 수 없는 판결대상판결 : 서울남부지법 2021.6.4. 선고 2019가합112404 판결1. 사실원고들은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피고’ 또는 ‘피고 회...
14/07/2021

[매일노동뉴스 판례리뷰] 자회사 고용을 직접고용으로 본 이해할 수 없는 판결

대상판결 : 서울남부지법 2021.6.4. 선고 2019가합112404 판결

1. 사실

원고들은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피고’ 또는 ‘피고 회사’)의 경인건설본부(이하 ‘이 사건 사옥’)에서 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해 왔다.
원고 1명을 제외한 원고들은 피고와 시설관리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해 그 소속 근로자였다가 피고 자회사 한전에프엠에스 주식회사(이하 ‘자회사’) 소속 근로자로 순차로 고용돼 왔다. 나머지 원고 1명은 자회사 설립 이후에 자회사에 입사했다.
그런데 이 판례리뷰에서는 외주업체에서 자회사로의 전적동의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상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 반대의사 표시에 관한 쟁점을 살피고자 한다.
따라서 자회사에 입사했던 원고 1명은 이 글에서 논의하는 원고들에 포함돼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추진되자 피고는 자회사를 설립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서 원고들이 수행하던 이 사건 사옥의 시설관리업무를 외주업체에서 자회사로 이관했다.
2019년 5월23일 피고는 홈페이지에 자회사 채용공고를 하고 시설관리 근로자 등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절차를 안내했다. 2019년 5월28일부터 29일께 원고들은 ‘전환채용 지원서’를 제출한 후 자회사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게 됐다.
2019년 9월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파견근로를 주장하며 고용의사 표시 및 정규직과의 임금 차액 등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2. 주장

소 제기 당시에는 파견근로 해당성이 관심사였다. 이 사건 사옥에서 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했던 원고들이 과연 피고에 파견근로한 것으로 법원에서 인정될 수 있겠는가.
이미 수많은 사업장에서 시설관리업무는 외주업체를 통해서 수행해 오고 있는데, 이러한 시설관리업무에 종사하는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를 파견근로자로 인정하는 법원 판결은 드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는 데 집중해서 상담을 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서 소를 제기했다. 원고들은 외주업체와 자회사 소속 근로자였지만 피고에 파견근로를 했던 파견근로자였다고 주장하고, 파견법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외주업체와 체결한 용역계약을 내세워 외주업체가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용역계약상의 업무를 수행했던 것이라며 파견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에 해당하는지를 주된 쟁점으로 변론이 진행됐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피고는 파견근로에 해당하더라도 원고들이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피고 자회사 소속 근로자로 됐으니 피고의 직접고용의무가 소멸했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피고가 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줬으니 피고에게는 원고들을 피고 정규직으로 고용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피고 주장은,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니 피고가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고들이 피고의 방침에 따라 자회사로의 전적에 동의했으니 원고들이 파견법상 직접고용 반대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본다는 것인지 그 주장이 뒤섞여 분명하지 않았다.
파견법은 무허가 파견 등의 경우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해야 하되,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6조의2 1항·2항). 여기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도록 규정한 것이라서,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로 고용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자회사 근로자로 고용해도 된다고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상과 같은 파견법 규정에 의거해서 원고들은 해당 파견근로자의 명시적 반대의사 표시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로 고용되는 데 대한 반대의사 표시일 수밖에 없고, 자회사로의 전적 동의 등 의사표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3. 판단

이 사건 판결은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들이 피고의 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했던 것이 파견근로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자회사로의 전적을 내세워 피고에 고용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에서 재판부는 먼저, 위에서 살펴본 피고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추진 경위를 적시하고서 원고들이 “자의로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고서 자회사로 전적해 근무해 온 것이니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당시 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서 재판부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피고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이고, 정부 지침에서도 “자회사를 설립해 직접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어 자회사를 “다른 외주사업체들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를 이행했다”고 판시했다.

4. 평가

무엇보다도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고용의무를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판결은 피고와 자회사가 법적으로 별개의 권리의무 주체임에도 마치 하나로 취급해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하나의 법적 인격체로 취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견법은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자신의 근로자로 직접고용할 의무를 부과한 것이지, 자회사를 통한 고용도 가능하다고 규정한 것이 결코 아니다. 파견법은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사용사업주의 직접 고용의무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자회사로의 전적에 동의했을 뿐, 피고의 직접고용에 반대의사 표시를 한 적이 없다. 당시 원고들이 전환채용 지원서 등으로 자회사 전적에 동의했던 것은, 피고와의 용역계약 체결에 따라 소속 외주업체가 변경될 때에 변경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로 고용이 이전되면서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여기고 했던 것이다. 이전에 외주업체 변경시와 다를 바 없이 자회사로의 전적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자회사는 피고가 용역계약을 통해서 외주업체로 하여금 수행했던 시설관리업무 등을 피고와 계약을 통해서 이관받아서 수행했던 것이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외주업체와 자회사로 변경된 것일 뿐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자의로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고서 자회사로 전적해 근무해 온 것이니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당시 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판시했다. 그런데 위와 같이 100% 지분을 보유했다는 것 말고 외주업체와 법적으로는 다르다고 볼 수 없는 자회사로의 전적에 동의해 근무해 왔다는 것으로 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보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나아가 여기서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당시 피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는 판시 부분도 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해 피고 근로자로 고용할 의무를 피고에 부과하고 있을 뿐, 피고 근로자로서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적절한 표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판결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침에서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방식도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내세워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를 이행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침에 따랐다고 해서 파견법상 고용의무를 피고가 이행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정부 지침이 법도 아니고, 법을 위반한 정부 지침에 따랐다고 해서 적법한 것이라고 판단될 수 없는 것임에도, 이 사건 판결에서는 엉뚱하게 판단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로 정리해서 말하겠다. 자회사로의 전적동의는 피고에 대한 직접고용 반대의사 표시가 아니고, 정부 지침에 따랐다고 해서 파견법상 고용의무를 위반한 피고 행위가 적법한 것으로 되지 않는다.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31168604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878

대상판결 : 서울남부지법 2021.6.4. 선고 2019가합112404 판결1. 사실원고들은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피고’ 또는 ‘피고 회사’)의 경인건설본부(이하 ‘이 사건 사옥’)에서 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해 왔다...

[매일노동뉴스] 파견소송의 이유1. 지난주는 두 차례나 파견소송을 협의했다. 그 둘 다 파견근로를 주장하면서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해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하나는 경리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13/07/2021

[매일노동뉴스] 파견소송의 이유

1. 지난주는 두 차례나 파견소송을 협의했다. 그 둘 다 파견근로를 주장하면서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해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하나는 경리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 중인 상용시제차량 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드라이버) 노동자들의 사건이었다.
이들은 현대자동차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하청업체와 근로계약을 작성하고서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로 일해 왔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에서 자동차생산공정에서 일해 온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소송을 제기해서 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왔던 터라, 이제는 자동차생산공정이 아닌 외곽공정까지 파견소송이 확대하고 있는데, 이들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2, 3년 전 소송하겠다고 찾아왔을 때, 나는 자동차생산공정과 같이 승소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대답해 줬다.
경리 사건은 1심 서울중앙지법에서 파견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청구가 기각됐고, 드라이버 사건은 2심 서울고법까지 파견근로로 인정돼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청구가 인용됐다. 이렇게 본다면 사건마다 입장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지난주에 이들 사건 외에도 파견소송에 관한 문의가 있었다. 현대제철에서 자회사를 설립해서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7천여명을 그 소속 근로자로 하는 걸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파견소송 중인 현대제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문의했던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자회사 방식으로 추진하는 건 새롭지 않다. 지난 촛불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 나라에서 자회사 방식으로 추진됐던 터라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에서 추진한다는 것이 관심을 끌어 뉴스거리로 되고 있는 것이겠다.
현대제철 자회사 추진에 관해서 한겨레신문 기자의 문의에도 나는 이런 취지로 대답했다. 내가 진행해 온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건의 경우는 1·2심에서 승소하고서 사측의 상고로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그 소송을 취하하고서 자회사로 전적하겠다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다. 현대제철 ‘근로자’인 경우보다 자회사 소속일 때가 처우가 월등하다면 몰라도 현대제철의 80% 수준의 임금을 지급한다는데 이에 따를 노동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아직 파견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경우라면 크게 동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지난주는 파견소송에 관한 협의와 문의로 지나갔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 근로자로 고용해 달라는 소송 진행을 위해서, 파견법 위반을 피하려는 사용자의 자회사 설립추진에 대응하기 위해서 협의를 하고 문의에 답하면서 지나갔다.

2. 그런데 만만한 사건은 없다. 지난 한 주 협의하고 대답했던 사건 중 어느 하나도 처음부터 파견근로로 인정될 거라고 100% 장담할 수는 없었다. 충분히 해 볼 만하다고, 커다란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대답했어도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는 나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파견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의 드라이버와 현대제철 순천공장의 경우는 고등법원까지 파견근로로 인정돼 기뻐했다.
하지만 경리 사건은 지방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해 낙담했다. 자동차생산업무를 한 것이 아니고, 사내하청업체에서 경리업무를 한 것이니 파견근로로 인정할 수 없다고 1심 법원이 판결했던 것이다. 판결문에서 이 같은 법원판결의 이유를 넉넉히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납득하지 못했다. 현대차에서 사내하청업체는 자동차생산업무에 소속 근로자를 제공하는 파견사업주다. 이미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파견사업주라고 판단됐다. 현대차 자동차생산업무에 종사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파견근로를 하고 있다고 인정됐다. 현대차는 근로자파견에서 사용사업주인 것이고, 사내하청업체는 파견사업주인 것이다. 사내하청업체 경리는 파견사업주인 사내하청업체에서 파견근로자들의 고용 관련 업무만 수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업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현대차가 지시한 업무, 즉 근태 등 사내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업무를 주되게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의 수많은 지시가 직접적으로, 사내하청업체 사장 및 소장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리 노동자들에게 떨어졌다. 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명백히 사용사업주인 현대차의 지시에 따라 근무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내하청업체 경리노동자들은 사용사업주의 직·간접적인 지시를 받고서 사용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했음이 명백한 것이라서 파견근로를 했다고 봐야 마땅하다. 누구를 위해서 일한 것인지, 실질적으로 누가 지시해서 일한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파견근로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심 법원은 자동차생산공정업무가 아니라고, 사내하청업체 사장을 통해서 한 것이라며 파견근로를 인정하지 않았다. 자동차생산공정업무만 파견근로가 인정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도, 파견사용자로서 사내하청업체 사장이 한 지시가 아닌데도 이 같은 이유로 파견근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지 못하겠다.

3. 곰곰이 살펴보면, 이 나라에서 나는 수도 없이 납득하지 못했다.
그러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비정규직노조 활동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사내하청업체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지만 인정받지 못하자 원청 현대차를 상대로 파견근로라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것이 2005년 12월이었고, 2007년 6월 1심 서울지법에서, 2010년 11월 2심 서울고법에서 파견근로로 인정돼 현대차 근로자라고 판결받았고 2015년 2월 대법원 판결로 최종 확정됐다. 그리고 2010년 7월 대법원이 울산공장 최병승 등 부당해고 구제신청 재심판정 취소사건에서 파견근로를 인정해 원심판결을 파기해 환송했다. 이렇게 되자 현대차 자동차생산공정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경우는 파견근로로 각급 법원에서 인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제 자동차생산공정에 있어서는 더는 파견근로를 부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굳이 파견의 이유를 일일이 판결문에서 찾아 읽을 필요도 느끼지 못할 지경이 됐다.
그러니 내가 현대차에서 파견의 이유를 판결문에서 찾아 읽는 것은 자동차생산공정이 아닌 공정에 종사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 사건에서다. 그리고 오늘 판결문을 읽고 다시 답답해하고 있다.

4. 사용자가 노동자 권리를 보장해 준다면 소송을 할 이유가 없다.
가끔 노동자를 대리해서 내가 소송을 하는 데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듣는다. 노조가 소송을 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상대로 투쟁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변호사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노사합의로 원만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파견소송 말고도 통상임금 등 임금소송을 둘러싸고도 전·현직 노조간부들이 이런 말을 하면서 논쟁을 벌이는 걸 듣는다.

다시 말하지만 사용자가 노동자 권리를 보장해 준다면 소송할 이유가 없다. 사용자가 사내하청 근로를 파견근로로 인정해 파견법상 노동자 권리를 보장해 준다면 파견소송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오늘 이 나라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파견소송은 원청 사용자가 파견법상 노동자권리를 보장해 주지 않아서 하는 것이고, 노조의 투쟁이나 노사합의로 그 노동자 권리를 관철하지 못해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파견소송할 이유가 없는 세상을 바란다고, 노조가 투쟁이나 노사합의로 파견법상 노동자 권리를 보장받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싶다.

칼럼 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30314075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849

1. 지난주는 두 차례나 파견소송을 협의했다. 그 둘 다 파견근로를 주장하면서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해서 근로자지위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하나는 경리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사건이고, 다른...

[매일노동뉴스] (경영)성과급은 임금 - 한국유리㈜ 임금사건에 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1. 이 사건에서 주된 법적 쟁점을 살펴보자면첫째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둘째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한...
06/07/2021

[매일노동뉴스] (경영)성과급은 임금
- 한국유리㈜ 임금사건에 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

1. 이 사건에서 주된 법적 쟁점을 살펴보자면
첫째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둘째는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한 주휴수당은 위법해서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해야 하는지,
셋째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지(이에 따라 퇴직금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되는지) 등이었다.
하나하나가 이 나라 노동자의 임금권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쟁점이었다.

먼저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에 관해서 보자.
근래 들어 부쩍 우리 법원이 재직자 조건에 따라 지급일 전 퇴직시에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고정성이 결여됐다며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재직자 조건이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판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재직자 조건이 소정근로의 대가인 통상임금 해당성을 부정하는 조건일 수 없다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선고된다면, 다시금 재직자 조건을 둘러싸고 통상임금 해당성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각급 법원에서 소정근로의 대가 임금인 통상임금의 의의에 입각해서 노동자 임금권리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판결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상임금 기준이 아닌 기본급 기준으로 지급해 온 주휴수당이 유급으로 규정한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이라며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한다면, 이러한 주휴수당 판결도 이 나라에서 다른 많은 사업장에서 마찬가지로 지급해 왔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낮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지난주 수요일, 판결문을 읽으면서는 이것들보다 성과급 부분을 더 집중해서 읽었다.
지급일 전에 퇴직시에 지급하지 않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라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기본급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지급한 것이 위법하다며 통상임금 기준으로 한 추가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한 판결문 부분을 읽을 때보다는 나는 분명히 성과급에 관한 판결이유를 집중해서 읽었다.
한국유리㈜ 임금사건에 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이었다.

2. 한국유리 주식회사의 강○○ 등 노동자 90명이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했던 것은 2017년 2월9일이었다.
당시는 2013년 12월18일 갑을오토텍 사건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가 있은 지도 3년이 지난 때였다.
노조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법정수당 지급을 요구하다 사용자가 들어주지 않는 사업장들에서는 이미 소송을 제기했고, 그에 따라 일부 사업장의 경우는 법원 판결들이 나온 상태였다.
다른 사업장 노조와 마찬가지로, 한국유리노동조합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미지급 법정수당을 지급하고 향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서 법정수당을 지급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재직자 조건을 내세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직후인 2014년 1월23일 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통해서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해설해 놓고 이에 따라 노동현장에서 지도했던 터라, 당연히 한국유리 노동자들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더구나 각급 법원에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까지 나오고 있었으니 사용자가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줄 것을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를 찾아와서 상담하고 소송하게 됐다. 이렇게 소송에 이른 경위로 보면 성과급을 청구할 일은 아니었다.
당시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 찾아왔던 것이지만, 이에 나는 주휴수당과 성과급을 더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소장에 포함해 청구하게 됐다.
이렇게 내가 성과급을 더할 것을 적극 제안했던 것은 나름 기대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임금사건에서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에 포함해서 퇴직금 청구를 해서 하급심에서 인정받은 상태였다.
공공기관의 성과급이 인정된다면, 민간기업이라고 해서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물론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과는 그 지급기준이 같지 않은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고 믿고서 소장을 제출했다.

3. 한국유리 주식회사에서 성과급은 매년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인 경우에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 30억~50억원 미만인 경우는 1억원당 8천원, 50억~100억원인 경우는 1만2천원, 100억~150억원인 경우는 1만3천원, 150억원 초과인 경우는 1만4천원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그 지급기준을 정해 놓고서 그 기준에 해당할 경우에는 정해진 금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것이니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며,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노동자를 대리한 변호사로서 나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상했던 대로 사측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들은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이라서, 그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정해지지 않은 금품으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 아니라며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사실 정기상여금만큼은 아니었다. 재직자 조건이 부가됐다고 해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할 때만큼 그렇게 구구절절이 준비서면에서 쓰고, 법정에서 진술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단한 법리적 문제라도 되는 양 복잡하게 주장할 것이 아니라고 나는 판단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서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받는 것이니 당연히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이어야 한다고 나는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에서 했던 것처럼 기존 대법원 판례를 단순화해서 그 법리에 반하지 않는다고, 그 법리에 따르면 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원고 소송대리인으로서 내가 한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2월13일 1심 서울중앙지법은 위와 같은 한국유리 성과급에 관해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관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최초의 법원 판결일 텐데, 당시는 재직자 조건을 내세워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까닭에 이 같은 성과급 판결에 나는 감격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주 수요일(6월30일), 서울고법은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을 통해서 위와 같이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라며 평균임금이 포함된다고 1심의 판단을 재확인해서 판결했다.
1심 판결과는 달리 위와 같이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으니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법원 판결을 두고서 비로소 기뻐할 수 있었다.

4. 올해 4월 현대해상화재보험 사건에서, 6월에는 삼성전자 사건에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1심 법원의 판결이 선고됐다. 이에 따라 성과급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번 한국유리 사건에 관한 서울고법 판결도 이러한 노동자의 임금권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이 같은 관심은 성과급을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라고 인정하지 않았기에, 이에 따라 퇴직금 등의 산정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것이다.
분명히 노동자로서는 ‘근로자’로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해서 성과급을 지급받았던 것인데, 기본급·상여금 등 다른 임금과 마찬가지로 근로를 제공했으니 지급받았던 것인데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정했던 것이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구구절절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근로를 제공했으니 받는 것이라고 노동자에겐 명명백백한 것임에도 사용자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노동현장에서 노동행정기관도, 심지어 법원도 부정했다.
한마디로 이 나라에서 사용자 자본과 권력은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며 부정하고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부정해 왔던 것이다.
사실 이번 한국유리 사건의 서울고법 판결과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다른 사건의 하급심 판결도, 그리고 공공기관 경영성과급에 관한 대법원 판결도 이러한 노동자의 눈으로 보자면, 아직 멀었다. 기껏해야 지급기준을 정해 놓고서 그에 해당하면 지급하는 성과급에 한해서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고,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는 이러한 법원 판결은 근로를 제공하고서 지급받는 것이라는 노동자의 눈으로 보자면 한참 멀었다.
그러니 아직은 이 나라에서는 온전히 ‘(경영)성과급은 임금’이라고 선언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노동자의 임금권리를 위해서 나아가야 하는 것이겠다.

칼럼 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717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21867008

1. 지난주 기다리던 판결이 나왔다. 여러 가지 주장을 하면서 임금을 청구했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서 주된 법적 쟁점을 살펴보자면 첫째는 재직자 조건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둘째는 기본급 ...

[승소사례] 민간기업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 재직자조건 정기상여금 통상임금에 해당2021.6.30. 서울고등법원(제1민사부, 재판장 전지원(부장판사))은 노동자들이 한국유리 주식회사를 상대로 한 임금청구 항소심사...
02/07/2021

[승소사례] 민간기업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 재직자조건 정기상여금 통상임금에 해당

2021.6.30. 서울고등법원(제1민사부, 재판장 전지원(부장판사))은 노동자들이 한국유리 주식회사를 상대로 한 임금청구 항소심사건에서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고,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고법 2021.6.30. 선고 2020나2012736 판결).

​한국유리 주식회사의 강00 등 노동자 90명은 2017.2.9.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된 법정수당 등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기 위해서 서울중앙지법에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성과급 등이 평균임금에 포함됨에도 회사가 이를 제외하고서 산정한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 기준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던 것인데,
1심 서울중앙지법은 2020.2.13. 성과급의 평균임금성 등은 인정하였으나(당시 민간기업의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최초 법원판결임) 정기상여금은 재직자조건을 이유로 고정성이 결여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으로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선고했습니다(서울중앙지법 2020.2.13. 선고 2018가합507283 판결).
이에 불복하여 원피고는 각 항소하여 그동안 서울고등법원에서 원고들은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피고 회사는 영업실적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급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으로 공방을 벌여왔습니다.
이에 대해 2021.6.30. 서울고등법원은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도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서 이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를 인정하고, ​성과급에 관하여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한 임금에 해당한다며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며 피고 항소가 이유없다며 이에 대한 1심판단을 유지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한국유리 주식회사에서 성과급은 매년 당기순이익 30억 이상인 경우에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었습니다(당기순이익 30-50억미만 1억원당 8,000원, 50-100억원 1억원당 12,000원, 100-150억원 13,000원, 150억원 초과 1억원당 14,000원 지급).
이에 대해 2020.2.13. 이 사건 1심 서울중앙지법은 이러한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하였던 것인데, 이는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관하여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최초의 법원판결이었습니다.
이번 항소심판결을 통해서 서울고등법원도 마찬가지로 판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1심에서부터 원고 노동자들을 대리해온 김기덕 변호사(법률사무소 새날)는 “이러한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관한 법원판결은 이 나라에서 많은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성과급이 근로자의 근로 제공과 무관하게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라며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서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은 채 퇴직금 등을 지급해왔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으며, 노동자의 임금권리 실현에 크게 이바지할 법원판결이라고 판단된다.”고 판결의 의미를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번 서울고등법원은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에 관하여는 1심판결과는 달리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이라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판결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김기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재직자조건을 이유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순히 판단해온 최근 법원판결들과는 그 태도를 달리한 것이다. 특히, 이미 제공한 근로의 대가를 지급치 않도록 한 재직자조건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분명히 판시이유로 밝히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현재 세아베스틸사건이 대법원전원합의체재판부에 회부돼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관한 판단을 앞두고 있다. 모쪼록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각급 법원에서 재직자조건의 위법성,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 등 임금의 통상임금성 등에 관한 전향적인 판결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의 링크에서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660

https://ccnews.lawissue.co.kr/view.php?ud=2021070119092855479a8c8bf58f_12

‘당해연도 영업실적(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지급하는 민간기업의 성과급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으로서 평균임금에 포함되고, 지급일 전 퇴직시 지급하지 않도록 한 재직자조건의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매일노동뉴스] ‘정년연장 요구’는 죄가 없다1. 2021년 임단투가 ‘정년연장 요구’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현대차 노조가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64세까지 회사에 재직할 수 있다’는...
29/06/2021

[매일노동뉴스] ‘정년연장 요구’는 죄가 없다

1. 2021년 임단투가 ‘정년연장 요구’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현대차 노조가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64세까지 회사에 재직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기아 노조는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항목에서 1년 더 긴 ‘최대 만 65세’를 요구했다고 난리다.
이와 같이 임단협에서 사업장에서 사용자 자본을 상대로 정년연장을 요구한 것과는 별개로, 지난 14일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민주노총 산하 완성차 3사 노조를 대표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고령자고용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안을 국회 게시판에 올려 청원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최대 65세로 연장해 달라'는 입법청원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노조가 이렇게 정년연장에 관해서 임단협 요구를 하고, 입법 청원을 했다는 것만으로 관심을 끈 것이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 다음날인 15일 청와대 게시판에 ‘정년연장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완성차 3사 중 한 곳에서 일하는 MZ세대 현장직’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친환경차로 바뀌는 기로에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공급이 필요”하다며 “정년연장은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청년실업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갑자기 세대 간 대결로 몰고 갔다. 즉 이 나라에서 언론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 정년연장을 둘러싸고 대립과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 냈다.
이처럼 오늘 이 나라에선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에 관심이 뜨겁다. 청년세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득권 요구라고, 그걸 요구한 노조에 대한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2. 이렇게 이 나라에서 뜨거운 정년연장 문제를 읽고 있자니, 내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다. 오늘 이른바 ‘MZ세대’라 불리는 청년세대가 무엇보다도 공정을 중시하고 있다. 그래서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고 보고 비난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60세 정년을 앞둔 세대가 정년연장 되지 않고 퇴직을 해야 유능한 청년노동자가 취업할 일자리가 생길 수가 있는 것인데, 정년연장 되면 무능한 늙은 노동자가 계속해서 자리를 차지할 테니 반대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공정을 기준으로 해서 본다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즉 나이가 많은 늙은 노동자를 내쫓고 그 자리에 나이가 적은 청년 노동자를 채워 넣는다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감히 누구도 말할 수는 없다.
사내하청·비정규 노동자들이 원청 정규직 고용을 요구할 때에도, 그걸 반대하는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공정이 튀어나온다. 채용의 난이를 내세우고 취업희망자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며 공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공기관·대기업 등 상대적으로 처우가 괜찮을수록 이와 같은 공정을 내세운 반발은 거세다.
여기에 공공기관의 경우는 총액인건비를 내세운 사측의 교섭전략에 묶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기존 정규직의 임금 등 처우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공포가 이러한 공정관념에 더욱 불을 붙였다.
사실 이 나라에서 총액인건비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용자는 지급할 인건비 총액을 정해 놓고서 노조와 교섭해서 임금인상 등 임단협을 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사측의 교섭 논의구조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비정규직 등 다른 노동자의 처우개선은 기존 정규직 등의 처우 저하로 귀결하고 만다.
그래서 더더욱 이 나라에서 사용자 자본은 이 같은 논의구조를 자신의 교섭전략에 금과옥조로 여기고서 노조를 상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틀 안에 노조의 교섭을 머물게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승리를 보장할 교섭전략이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전략은 노동자들을 갈라 사용자 자본에 대한 노동의 힘을 약화할 수 있다. 노노갈등을 부추겨 때로는 노조의 요구가 공정에 반하는 것으로 몰아붙일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 이 나라에서 사용자 자본의 편인 보수의 언론과 당조차도 공정이 무기다. 그것을 내세워 노동자와 노조의 요구와 투쟁을 비난하는 일이 태연히 벌어지는 것이다.

3. 그러나 사용자 자본의 이 같은 전략에서 벗어나서 본다면, 이 나라에서 노조의 요구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사용자가 지급할 노동자의 몫이 정해져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 즉 노동자의 몫을 위한 노조의 교섭과 투쟁의 의의를 인정한다면 당신은 오늘 이 나라에서 정년연장 등 노조의 요구를 공정을 내세워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한편으로는 ‘오늘 위와 같이 노조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노조 스스로를 탓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총액인건비 등 노동자에 지급할 몫을 정해 놓고서 하는 사용자의 교섭전략을 넘어서지 못한 우리 노조의 교섭과 투쟁을 탓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사용자의 교섭전략에 안주해 왔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오늘 이 나라에서는 노조를 비난하는 자들까지도 그걸 당연한 것이라고 전제하고서 정년연장에 관한 노조의 요구와 투쟁을 비난하는 것일 수 있다.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조직해서 임금 등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교섭과 투쟁을 할 수 있다고, 이를 노동기본권으로 보장했다(헌법 33조).
결코 사용자가 정해 놓은 노동의 몫을 노동자들에게 분배하기 위해서 노동기본권을 보장한다고는 규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정규직의 처우를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노동기본권을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상의 공정일 수는 없다.
정년연장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이 공정에 반하는 것일 수는 없다. 그렇기에 오늘 현대차를 비롯해서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는 이와 같은 기준으로 보자면 공정에 반하지 않는다.

4. 사실 기간제가 아닌 근로자, 즉 근로계약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년제는 법적 타당성이 의심스럽다. 근로기준법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은 일정한 사유 등으로 기간제계약을 한 근로자 외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 즉 정규직으로 기간에 따라 노동자를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기준에 의한다면, 기간제가 아닌 정규직 노동자는 근로계약 기간에 정함이 없는 것인데, 정년을 정해 놓고서 그 노동자를 퇴직시킨다는 것은 정년까지라는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것이라서 법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노동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근로기준법은 규정하고(23조), 노동자측 사정이 아닌 사용자 경영사정으로 인한 정리해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24조). 이것 말고, 정년을 이유로 한 해고는 없다.
만약 정년까지만 노동자가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할 수 있는 상태라면, 정년 이후 연령에서는 그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더는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할 수가 없는 것이니 정년제는 법적으로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오늘 이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정년 60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정년 60세가 넘어도 노동자는 자신이 해 오던 대로 얼마든지 일할 수가 있다.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하는데 60세 이상의 연령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인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 자동차생산공정에서 일하는 노동자 아무개가 60세가 넘었다고 해서 기력이 달려서 일할 수가 없다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국민연금 수령연령까지는 얼마든지 일할 수 있기에 노조는 정년연장 요구를 하는 것이고,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대한 비난은 납득할 수가 없다. 이를 두고서 “타인의 이해관계는 고려하지 않는 기득권”이라고 비난하는 것에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김기덕 대표님의 칼럼 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597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14035617

1. 2021년 임단투가 ‘정년연장 요구’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현대차 노조가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64세까지 회사에 재직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어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해...

[매일노동뉴스] LG전자 사무직의 교섭단위 분리신청 이유서를 작성하면서1. LG전자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하고자 신청한 사건이었다. 이미 LG전자에는 생산직 등 ...
28/06/2021

[매일노동뉴스] LG전자 사무직의 교섭단위 분리신청 이유서를 작성하면서

1. LG전자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하고자 신청한 사건이었다.
이미 LG전자에는 생산직 등 기능직이 조합원인 노동조합이 수십년간 교섭을 진행해왔고, 2010년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도입된 이후부터는 다수노조로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로서 교섭을 하고 있다.
이렇게 LG전자노조가 교섭대표노조로 행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은 사무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조직해서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하고자 했으니 당연히 사용자는 교섭대표노조를 내세워 교섭에 응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때 사무직 노동조합이 궁리해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서 찾아낸 것이 교섭단위 분리결정 제도였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예외로서 노조법이 규정한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해 달라고 사무직 노동조합은 서울지방노동위워회에 신청했지만, 기각 결정문을 송달받아야 했다.
그래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겠다며 우리 사무소를 찾아와 상담했던 것이고, 기어코 그 사건을 맡기겠다고 해서 나는 재심이유서를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2. 노동자가 단결해서 활동하는 것은 자유다. 특별히 국가가 법으로 보장(허용)해 줘야 비로소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권리가 아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생각하고 표현하며 행동할 수 있는 것, 이것을 자유라 부른다. 노동자끼리 단결해서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하는 것도 이렇게 따지고 보면 자유일 수밖에 없다. 노조법에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 세상에서 사람의 자유처럼 당연한 노동자의 자유인 것이다.
대한민국헌법이 노동자는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33조). 이러한 노동기본권도 따지고 보면 본래는 자유라고 봐야 한다.
이렇게 이 세상에서 단체교섭권은 노동자의 자유인데, 노조법은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교섭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다.
노동자가 단결해서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할 자유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서 교섭대표노조만 교섭권을 행사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자유의 제한은 제한해야 한다. 이것이 자유를 기본권으로 하는 세상의 법해석 원칙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우 복수노조가 존재하지 않아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절차를 거치면 교섭대표노조인 것이다.
이러니 이미 설립돼 있는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차지하고자 하고, 새로이 설립되는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가하지도 못한 채 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경이 되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사용자가 개별교섭하기로 동의해 주거나,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해 주면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예외를 노조법은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자유를 제한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노동자에게 단체교섭할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를 제한하는 제한적 해석이 아니라, 규정이 허용하는 한 자유를 보장하는 해석을 해야 마땅한 것이다.
이상이 이번 중노위 사건인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에 임하는 나의 기본적인 문제 인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3. 교섭단위의 분리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해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가 신청을 받아 결정할 수 있도록 노조법은 규정하고 있다(29조의3 2항).
노동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 할 수 있도록 했으니 노동위원회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신청해도 분리결정을 받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 노동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것이냐 하는 것인데, 법은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해서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사건은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존부를 둘러싸고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근로조건 차이가 현격한 차이인 것이고, 고용형태와 교섭 관행은 또 어떠해야 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기에 문제다. 도대체가 막연하고 망막하다고 볼 수도 있다. 어떻게 이 규정을 해석할 것인가.
바로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위에서 나는 기본적인 문제 인식을 밝힌 것이라고 말해야겠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통한 자유의 제한을 제한하기 위해서 여기서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니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행사를 보장하는 것으로 규정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분리해서 단체교섭할 정도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행태, 교섭 관행 등이 존재하는지를 살피고 그것이 존재한다면 노동위원회가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자유의 제한을 제한해서 자유를 회복시켜 보장하는 것이니 그 존재에 기속돼 노동위원회는 분리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분리해서 교섭할 정도란 근로조건, 고용형태 등의 차이를 별도로 교섭해서 정할 필요가 있고, 기존에 하나로 교섭해 온 관행이 없어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을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사무직과 기능직을 하나의 취업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사무직과 기능직 모두가 정년제로 운영되는 정규직이라고 해서, 사무직과 기능직이 기존에 별도로 교섭해 오지 않았다고 해서,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할 수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서울지노위는 그러한 이유를 적시하면서 LG전자 사무직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하고 말았다.

​4.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와 그 예외로서 교섭단위 분리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실태를 들여다보자.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행사의 상대방인 사용자가 교섭단위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는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대한 동의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서 교섭할 것인지, 아니면 개별교섭할 것인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고,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했다 해도 사용자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통해 분리된 교섭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은 사용자를 위해서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행사를 보장해야 할 노조법이 사용자의 교섭에 대한 결정권 행사를 보장하는 것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의 노동현장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권 행사를 좌우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사용자는 교섭대표노조와 교섭할 것인지, 개별적으로 교섭할 것인지 선택할 수가 있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지더라도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통해 분리교섭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니, 이러한 사용자의 교섭에 대한 결정권한을 활용해서 교섭할 노동조합을 선택하고 교섭하지 않을 노동조합을 찍어 낼 수가 있으며 심지어는 이러한 권한을 적절히 행사함으로써 교섭해 주지 않음으로써 노조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것이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도입된 오늘 우리의 노동현실인 것이다. 한마디로 노동자는 단체교섭권 행사는 제한을 받고 사용자는 단체교섭에 대한 권한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금지하고 있다(81조3호).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특정한 노조와의 단체교섭은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 제도에 관한 노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권한을 가지고 얼마든지 피할 수가 있게 됐다. 그야말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가 합법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어찌해야 할 것인가.
헌법에 노동기본권으로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나라에서는, 그 단체교섭을 기피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헌법상 단체교섭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법은 해석·집행돼야 마땅하다.
그러니 아무리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에 관한 노조법 규정에 사용자의 권한이 보장돼 있다 해도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기피하거나 해태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봐야 한다.

​5. 한편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을 곰곰이 살펴보면 사용자와 한편인 노동조합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노동조합의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에서 상대방인 피신청인 사용자와 함께하는 노동조합이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차지한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에서 교섭대표노조는 피신청인 사용자와 한편이다. 교섭단위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한통속으로 주장한다. 분리신청한 노동조합의 교섭권 행사는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인정하게 되면 사업장 교섭에서 심각한 혼란이 초래된다고 주장하는데, 사용자 주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주장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그 소속을 가리지 않는다. 어떻게 주장해서라도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심은 노조의 소속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고민하면서 오늘 나는 교섭단위를 분리결정해 달라고 중노위에 제출할 재심신청이유를 이상과 같이 궁리하고 있다.

김기덕 대표변호사님의 칼럼 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481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12581067

1. 주말 내내 궁리했다.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 PC 자판을 두드리면서 고민해야 했다. 지지난주에 찾아와 상담하고서 지난주에 수임한 교섭단위 분리신청 사건이었다. LG전자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

[매일노동뉴스] 한국지엠 사무직의 통상임금소송 ‘소회’1. 지난주 목요일(10일), 드디어 소송사건 하나가 마무리됐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재판이 끝이 났다.한국지엠 사무직 통상임금소송 사건이 대법원에서 ...
17/06/2021

[매일노동뉴스] 한국지엠 사무직의 통상임금소송 ‘소회’

1. 지난주 목요일(10일), 드디어 소송사건 하나가 마무리됐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재판이 끝이 났다.
한국지엠 사무직 통상임금소송 사건이 대법원에서 피고 사측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로 확정됐다.
이렇게 한국지엠 사무직의 통상임금소송 사건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2. 2006년경이었으니 벌써 15년이다. 한국지엠 사무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도, 노조 설립도 하지 못한 채 사무노위를 조직해서 활동하던 때였다.
당시 금속노조 법률원장으로서 나는 사측을 상대로 한 사무노위의 각종 활동을 포함해 법률문제를 자문하고 있었다. 당연히 사무직의 임금 등 노동자 권리에 관해서도 상담하고 진정 같은 법적 대응을 지원했다. 한국지엠 사무직의 임금제도를 분석해서 사측의 통상임금 산정에 법적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고소·고발을 통해 관할 노동사무소에서 각종 수당 중 일부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받아 지급받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인정받게 된 임금항목들은 그 당시 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 예규·행정해석 등을 통해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것들이었다. 노동부의 통상임금 인정 기준은 협소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를 인정받기 위해서 소송을 하게 됐다.
이렇게 사무노위 회원들이 사측을 상대로 집단적으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추진하게 됐던 것인데, 재직자들이 제기하게 되면서 퇴직자들도 소송을 추진하게 돼 사건은 두 개로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소송대리인으로서 대법원 판결을 받은 사건은 퇴직자들의 통상임금소송사건이다. 재직자 사건은 나를 포함한 변호사들이 금속노조를 나오는 혼란한 상황에서 사무노위 간부들과 소통이 원만하지 않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재판 진행 중에 더는 소송대리인으로서 수행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 퇴직자들의 소송사건만을 대리하게 됐다.
하지만 주장과 청구가 동일한 것이라서 법적 쟁점도 다르지 않았다. 결론은 하나로 판단될 수밖에 없었다.

3. 사물은 서로 연결돼 있어 하나가 다른 하나에 영향을 미친다. 돌아보니 한국지엠 사무직의 통상임금 사건도 그랬다.
사무직은 연봉제 임금제도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는 IMF 관리체제 이후 사용자들이 연봉제 임금제도를 추진하게 되면서 한국지엠에서도 도입됐다. 생산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해서는 노조가 버티고 있어 도입하지 못하고, 노조로 조직돼지 못했던 사무직에 도입했다.
이렇게 도입된 연봉제는 기존의 기본급 등은 기본연봉으로 하고, 상여금은 업적연봉으로 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상여금과 달리 업적연봉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그 업적연봉액을 나눠 매월 급여로 지급했다.

그 무렵 통상임금 문제가 이 나라 노동자의 노동시간과 임금에 관한 권리로서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고서 나는 법률토론회를 열고, 연구논문을 발표하면서 높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내 관심에서 상여금은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몇 백%로 대단한 금액으로 지급되고 있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통상시급이 대폭 증가해 그에 따른 사용자의 법정수당 부담은 시간외·야간·휴일 근로 사용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당시 법원판례는 1990년경 서울민사지법에서 1개월을 초과해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의 법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엠 사무직의 업적연봉 사례는 매우 유용한 것이었다. 기존에는 상여금이었지만 연봉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기존 기본급과 다름 없이 매월 지급하는 임금이었다. 그래서 업적연봉을 포함해서 통상임금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1심 재판에서 사측은 예상대로 과거 상여금이었다는 유례를 내세워 상여금과 다름없는 임금이라고 주장했고, 근무실적을 평가해서 차등 지급한다며 고정성이 결여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측의 주장에 따라 1심 법원은 업적연봉은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하고 말았다. 당시 1심 판결에서는 업적연봉 외에 조사연구수당 등 각종 수당에 관해서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지만 업적연봉을 이기지 못했으니 일부 승소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만큼 업적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에 실망스러웠고, 업적연봉이 통상임금으로 법원판결로 인정될 경우 의미가 대단한 것이었기에 도무지 일부 승소의 결과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가 불만의 1심 판결이었다. 2000년대 후반기는 이렇게 불만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재직자와 퇴직자 사건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했다.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항소심 재판에서 나는 업적연봉은 더는 상여금이 아니라고, 매월 지급되는 기본급과 다름 없는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근무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기본급인 기본연봉도 마찬가지이고 전년도 근무실적을 평가해서 업적연봉액을 정하더라도 그 업적연봉은 지급 당해연도에는 그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고정성이 인정되는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에서 내가 준비서면과 그 법정진술을 통해 반복했던 주장이었다. 하지만 듣지 않았다. 항소심 법원은 선뜻 내 이런 주장을 듣지 않고서 판결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당시까지의 소송이 무의미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사무직의 통상임금소송에 대한 반향이 있었다. 생산직이 중심이 된 한국지엠의 노조가 사무직이 통상임금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접하고 통상임금소송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사무직이 소송을 하는데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조합원이 납득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소송은 위와 같이 사무직이 과거 상여금이었던 업적연봉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서 청구했으니 노조는 상여금까지도 통상임금소송에 포함하기로 결정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같이 2011년초에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국지엠 통상임금소송이 제기된 이후, 이 나라에서 노조들은 본격적으로 통상임금소송 추진을 검토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아자동차였다. 이어서 2012년 금아리무진사건에 관한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고, 2013년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을 통해 갑을오토텍 판결이 나오면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게 됐다. 그 뒤에 한국지엠 사무직의 업적연봉도 대법원에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파기환송 판결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다시 서울고법에서 기존 판결을 파기해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던 것인데, 사측이 상고해서 마침내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에 이른 것이다.

4. 이렇게 15년의 시간을 되돌려 보니 통상임금소송과 함께 허우적대며 살아온 내 모습이 겹친다. 예상했던 대로의 경로는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대로의 결과가 나왔다고, 적어도 한국지엠 사무직의 업적연봉을 두고서는 감히 말할 수 있게 됐다. 그 통상임금소송을 기획해서 추진했던 자로서는 모든 사건들의 마무리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쉽다.
하지만 그래도 업적연봉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고 상여금까지도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례에 이르게 했다. 노동법연구자로서 노동변호사로서 나름대로 할 일은 한 것이겠다.

칼럼 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345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401245198

1. 지난주 목요일(10일), 드디어 소송사건 하나가 마무리됐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재판이 끝이 났다. 한국지엠 사무직 통상임금소송 사건이 대법원에서 피고 사측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로 확정됐다....

[매일노동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세상1. 지난 4일 오후 전북대 로스쿨 회의실에서 코로나 팬데믹 아래서 열린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정기학술대회에 노동부문 토론자로 참석했다. 2. 발제자가 코로나 ‘K-방역의 ...
08/06/2021

[매일노동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세상

1. 지난 4일 오후 전북대 로스쿨 회의실에서 코로나 팬데믹 아래서 열린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정기학술대회에 노동부문 토론자로 참석했다.

2. 발제자가 코로나 ‘K-방역의 사회적 그림자’라는 소제목으로 K-방역이 노동동원과 통제에 기초한 노동집약적 방식과 노동안전을 도외시한 사기업의 이윤추구가 결합됐다고 평가하면서, 구체적으로 노동권 없는 노동자들, 제도 밖 시민들, 시민 아닌 사람들, 고용보험에서 제외된 노동자들,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대상, 보호받는 노동 대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 등 한국 노동체제와 복지체제의 성격이 코로나19로 드러났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분명히 코로나19 사태로 이 나라에서 이러한 노동의 이중성이 심화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것이 이 나라에서 노동체제를 온전히 말한 것이라고 나는 보지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아래서 드러난,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노동자의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이 나라에서 전반적인 노동현실을 말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렇게 노동의 이중성에만 관심을 두고서 논의하게 되면 노동법 적용을 받아 보호받는 노동자 일반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만다. 그러면 계급으로서 노동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고, 노동 내부의 문제만 드러나게 되며, 이제 문제는 노동 내부의 격차 해소로 접근하게 된다. ‘노동의 이중성’ 논의가 심화될수록 자본에 대한 노동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노동 일반의 문제가 가려지지 않도록 논의해야 한다. 노동법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자들, 노동권 없는 자들의 문제는 노동법 적용범위 확대에 관한 논의로 전개되는데, 이런 논의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등 보수의 당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가 있어 공약으로 내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민주와 보수로 집권당을 달리했지만 노동에 대한 공세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노동의 이중성을 강조하며 노동법 보호를 받는 노동권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삭감하고자 시도했다. 그래서 지난 20여년 이 나라 노동운동사는 이러한 공세에 맞선 노동자투쟁의 역사였다. 바로 이런 노동자투쟁을 기억하기에 나는 위와 같은 발제 부분에 심각해진 것이겠다.

3. 한편 발제문에서 발제자는 한국 사회 “체제 전환은 이미 이뤄졌다”며 “87년 민주화라는 정치적 전환과 97년 신자유주의 경제전환”을 말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 나는 밑줄을 긋고 물음표를 붙였다. 그런데 이에 관해서는 안타깝게도 나는 할 말을 다하지 못했다. 아마도 발제자는 여기서 체제전환론자들이 말하는 체제 전환은 이미 이뤄졌다고, 코로나19 이후에 새로운 전환을 논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겠다.
이와 관련해서 나는 노동자의 자유로 토론하고 싶었다.

먼저 그것은 노동 배제의 민주화였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성취로 거둔 87년 체제 아래서 노동자의 자유는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당신이 87년 체제를 두고서 민주화를 말할지 몰라도, 노동자의 자유로 보자면 87년 이전과 이후가 질적으로 달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1987년 헌법전에는 노동자가 단결해서 교섭과 행동할 자유가 보장되노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등 구체적인 입법과 집행에서는 보장되지 않았다. 노조설립과 가입을 국가법으로 규제하고서 교섭하고 파업 등 행동하는 것을 주체, 목적, 절차, 수단과 방법 등 수많은 법조문을 통해 제한하고 금지한다. 그래서 단순히 노동자들끼리 노조로 단결하는 것조차 법적 규제를 받고 있다. 그저 단순히 평화적으로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파업조차도 주체·목적·절차 등 갖가지 규제를 거쳐야만 노동자는 민·형사 책임을 면한다. 1987년 이후 노조법 제·개정이 있었지만, 이렇게 노동자의 자유에 대한 규제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그 규제는 노조법을 제·개정할 때마다 추가돼 왔다.
그러니 아무리 당신이 87년 체제를 민주화라 부른다 할지라도, 거기서 노동자의 자유는 없다. 노동자의 자유 없는 민주화, 이것이 1987년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화였다고 말해야 한다.

발제문에서 “97년 신자유주의 경제 전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1997년 이전과 이후의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달라진 것인가. 1997년은 IMF 관리체제에 돌입했던 시기였다. 이전과 이후에 이 나라 경제는 달라진 것 같긴 한데, 전환을 말할 정도로 어떻게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재벌체제가 해체된 것도 아니고, 국가권력의 경제에 대한 관여 정도가 급격히 낮아졌다고 볼 수도 없다.
IMF 관리체제 아래서, 그리고 이후에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다.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에 규정됐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등 비정규직법이 제정됐다. IMF가 특별히 주문했던 것이라고 했다. 고용 등에 관한 노동자권리를 약화시켰던 것인데, 이는 오늘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내 토론의 결론은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로 볼 때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으로 나아갔다.

4.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한 내 생각이 무엇인지 갑자기 궁금했다. 발제에 제한받지 않고서 자유롭게 생각해 봤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다른 세상일까. 코로나 팬데믹 세상은 노동자의 자유를 억압하고 고용 등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자 한 이전 세상의 계속이었다. 팬데믹으로, 노동자 권리 삭감 등으로 사용자 자본의 부담이 전가돼 노동자들은 고통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것은 기존 세상의 질서에 따른 것이었다. 새로운 팬데믹의 질서가 만들어져 노동자에 대한 전가로 나타난 것은 결코 아니었다. 팬데믹 세상은 새로운 세상이 아니었다. 이렇게 팬데믹 위기에서도 이 세상은 노동자에 고통을 전가할 만큼 강력했다. 그리고 이는 노동존중 사회의 실현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순조롭게 전개됐다.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임금 등 노동조건이 약화됐어도 노동의 격렬한 저항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동을 위한다는 정부의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IMF 관리체제 아래서 이 나라 노동운동이 전개했던 투쟁에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정도에 머물렀다. 박근혜 정권 심판을 위한 촛불혁명에 함께한 탓일까. 촛불대선으로 공동정권을 구성한 것도 아닌데 이 팬데믹 세상에서 몹시 조심스럽게 보였다.
그러니 택배노동자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만 들렸다.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말하는 문재인 정부도 공감하는 목소리만 들렸다. 그러니 오늘은 노동권 없는 노동자들, 제도 밖 시민들, 시민 아닌 사람들, 고용보험에서 제외된 노동자들,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대상의 문제를 일반화해서 보호받는 노동 대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 등으로 한국 노동체제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겠다.

이 팬데믹 세상을 두고서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오늘 이 나라에서는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 일반을 두고서 노동운동은 전개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것이 한 나라의 노동운동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걸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발제 취지를 알면서도 발제문의 일부분을 끄집어내 나는 이렇게 못다 한 토론을 늘어놓는 것이겠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오늘과 달리,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를 위하는 것이 노멀인 세상이길 바라기에.

칼럼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229

https://blog.naver.com/laborlaw8100/222389744241

1.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상이 뉴노멀(New Normal)인지, 넥스트노멀(Next Normal)인지는 관심이 없다. 그 세상이 무엇이든, 뭐라 부르든 엄청나게 다른 세상일 것일 거라고 믿지 않는 나는 무슨 노멀 논의에 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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