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1/2017
법원, 원고일부 승소판결… "출산 전 보험계약일부터 태아는 피보험자"
[insura.net] 출산 중 태아가 뇌손상을 입은 경우,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로 인정해 '태아보험'을 판매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A씨가 B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서 B보험사가 1억70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0년 초 임신 중이었던 A씨는 태어날 아이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해서 B사의 태아 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가입한 보험 약관은 '보험 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보상한다'는 것이었다.
A씨가 출산 전에 받은 검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나 태아 모두 특이 소견은 없었으나, 출산 당일 분만 과정에서 태아곤란증(산소 결핍으로 태아에게 일어나는 증세)이 의심돼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이뤄졌다.
출생 당시 아이는 반사 반응이 늦었고, 태변(배내똥)이 있는 상태였다. 아이는 출산 이후 저산소성 뇌 손상 진단을 받았고, 운동·언어능력 발달이 늦어 현재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이에 A씨는 B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B사는 약관상 아이의 뇌 손상은 상해에 해당하지 않고, '임신, 출산 등을 원인으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나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출산 전부터 태아보험에 가입해 그때부터 보험료를 낸 것은 임신출산 기간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만약 보험사가 임신·출산서 비롯된 손해에 면책 사유를 적용해 그에 대한 위험을 인수하지 않으려 했다면, A씨로부터 출산 전 기간에 보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태아는 어머니 몸 밖으로 완전히 나왔을 때 권리와 의무 주체가 된다고 하지만 인보험의 피보험자가 반드시 권리 혹은 의무의 주체여야 할 필요성은 없다"며, "인보험의 목적이 생명과 신체 보호에 있다는 점을 토대로 볼 때 태아에게도 피보험자 지위가 부여된다"고 전했다.